[영화명]
남은 인생 10년
[소개]
한국 개봉일 : 2023.05.24
장르 : 드라마, 멜로, 로맨스
감독 : 후지이 미치히토
별점 : ★ 5.0 (역대급 명작)
일본의 작가 코사카 루카의 소설 <남은 인생 10년>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줄거리]
스무 살이 되던 해, 수 만명 중 1명이 걸리는
난치병으로 10년의 삶을 선고받은 '마츠리'는
삶의 의지를 잃은 '카즈토'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처음 만난 봄, 즐거운 여름, 아름답던 가을, 깊어진 겨울까지
하루하루 애틋하게 사랑한 두 사람
하지만 쌓이는 추억만큼 줄어드는 시간 앞에
결국 '마츠리'는 '카즈토'를 떠나기로 결심하는데…
[느낀점]
내용, 배우, 분위기, 디테일, OST 모든 것이 완벽한 수명 로맨스물의 정점. 놀랍게도 원작자 코사카 루카의 실화 기반 영화. 영화를 보면서 다른 비슷한 작품들이 떠올랐는데, 영화 <달링(Breath)>,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했으며, 더 나아가서는 애니메이션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엔딩, <4월은 너의 거짓말>의 엔딩과도 비슷한 결말이었다고 생각함. 하지만 이 모든 수명 로맨스물의 상위호환이 이 영화 <남은 인생 10년>이라고 생각함. 상업성만 따지는 한국 영화에 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일본 영화가 확실히 낭만 있고, 보는 맛이 있다고 생각함. 그럼, 위에서 말한 내용, 배우, 분위기, 디테일, OST 순으로 리뷰를 써보도록 하겠음.
내용은 크게 10년 정도 남은 시한부 인생의 여주 타카바야시 마츠리가 동창회에서 만난 남주 마나베 카즈토와 얽히고 섥히면서 비관적으로만 생각했던 시한부 인생에서 하고싶은 것을 하며 점점 긍정적으로 변하고, 자신과 주변에게 솔직해진다는 그런 내용임. 그러면서 주인공의 성장과 주변 인물들의 성장도 엿볼 수 있는데, 크게 초반부에는 시한부 주인공의 미래가 없는 비관적인 말에 가족 모두 갑분싸가 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는데, 후반에는 주인공도 비관적인 말보다는 감사를 전하고, 가족들 역시 이별의 각오를 하며 강해져 희망적인 말을 해주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음. 특히 주인공은 처음에 죽음에 대해 체념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후반부(1:31:40초)에서 조금 더 살고싶다며 엄마 팔짱을 끼고 우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가 정말 역대급으로 슬펐음. 전체적인 내용 빌드업이 좋아서 이 장면이 정말 크게 와닿았음.
배우 면에서 좋았던 점으로는 주인공 마츠리 역을 맡은 코마츠 나나 님의 표정 연기나 전체적인 시한부 인생의 주인공 연기를 제대로 살렸다는 것. 초반에는 체념하고 비관적인 시한부 여주인공의 표정 연기를 제대로 보여줬음. 우울증 연기가 아니라, 정말 시한부 인생을 가진 사람의 삶을 체념한,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그런 연기를 보여주니까 초중반 감정이입이 기가 막혔음. 이후에도 남주 마나베를 만나고, 삶의 의미를 얻게되며 점차 밝아지는 연기, 이후 병이 악화되면서 다시 사그라들지만 살고 싶어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그런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준 부분이 정말 좋았음. 이전에 봤던 코마츠 나나의 출연작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와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보다 성장한 연기가 확실히 작품 퀄리티 상승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함.
분위기와 연출 부분에서도 좋았던게, 전체적으로 일반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주변 친구들, 가족들에 대해 보여주고, 주인공 마츠리가 '내가 평범한 미래를 생각해도 될까?' 라는 생각을 하는 내적 고찰을 보여주는게 작품의 분위기를 제대로 이끌었다고 생각함. '나 시한부 주인공이야!' 라고 대놓고 티내는게 아니라, 평범함에서 대비되는 시한부 환자의 관점 그런 거에서 분위기를 잡아서 작품이 더 깊이 있었다고 생각함. 시한부 가족에 대한 연출과 묘사도 상당히 현실적이었고, 그냥 전체적으로 거짓됨 하나 없이 현실적인 연출만으로 분위기를 잡아서 좋았다고 생각함. 연출에서 '너무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으며, 적재적소에서 과하지 않은 감정선과 연출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함. 진부한 클리셰도 없고, 그냥 정석적으로만 가는 연출이 정말 좋았음.
디테일적인 부분이 정말 호평할 요소라고 생각함. 내가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도쿄 스카이트리에 대한 디테일임. 내가 생각하는 작품에서 나타내는 스카이트리의 가치는 '행복'. 주인공이 퇴원을 하면서 완공된 스카이트리를 보면서 언니에게 가자고 하는데, 언니는 높은거 무서우니까 싫다고 거절함. 그래서 주인공은 내가 평생 스카이트리 못가면 다 언니 때문이라고 함. 이후 언니의 결혼식과 마나베의 고백을 거절하고 돌아가는 주인공이 비 오는 스카이트리 앞을 걷는데, 여기 부분이 나는 언니도 결혼하고 행복해졌는데 나는 행복을 꿈꾸면 안된다는 슬픈 느낌을 표현한 것 같았음. 최후반부에 마츠리의 상상 속에서 마나베와 함께 스카이트리에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스카이트리가 마츠리의 행복한 삶을 나타낸 것이구나 싶었음. 짧게 스쳐 지나가듯이 나오는데, 영화를 본다면 한 번 주의깊게 봐보셈. 이게 정말 이스터에그 같이 의도적으로 초, 중, 후반에 딱 한 번씩만 짧게 스쳐지나감.
+ 이외에도 디테일적인 부분이 정말 많은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먹는 약이 늘어가는 부분, 모임에서도 술을 지양하는 부분, 가족과 한 번 다투고나서 염분을 피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반해 피자, 치킨, 튀김 같이 자극적이고 염분이 많은 음식과 맥주까지 폭식하는 부분, 마나베와 여행을 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밤에 혼자 욕실에서 샤워기를 틀어놓고 우는 부분, 초반에는 형식적으로 나마 의사 선생님한테 특효약을 개발해달라고 하지만, 후반에는 개발하지 못했으면 자기 몸으로 실험을 해도 된다며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하나라도 줄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부분, 울컥하지만 참고 거절하는 의사 선생님의 모습(신념: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 이성적으로 행동 해야한다 라는 디테일) 등 이런 부분들이 정말 변태 같은 디테일이었다고 생각함.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악과 OST. 뭔가 어디서 들어본 결의 음악이라서 누군가 찾아봤더니 신카이 마코토 작품의 거의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RADWIMPS 였음. 대표 참여작으로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 그냥 살벌함. 믿고 듣는 그룹이다 보니까 영화에서도 적재적소에 기가 막힌 음악을 들고와서 배경에 깔아버리는데, 이게 작품의 분위기나 감정선, 연출까지 모든 것을 한 단계 상승시켜주는 그런 느낌이었음. 특히 주인공이 마나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을 대사 없이 장면만 묶어서 빠르게 훑는 연출 부분이 있는데, 거기 깔리는 음악이 진짜 기가 막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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