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명]
신세기 에반게리온
[소개]
방영 기간 : 1995.10.04~1996.03.27
감독 : 안노 히데아키
장르 : 드라마, 메카, 세카이, 스릴러, SF, 판타지
일본에서 1995년 10월부터 1996년 3월까지 총 26화로 방송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과 이후 파생된 미디어 믹스.
보통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고 하면 1995년작 애니메이션을 말함. 제3차 애니메이션 붐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음.
[계기]
1. 애니메이션 "SHIROBAKO" 에서 칸노 미츠아키 라는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모티브가 에반게리온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였음. 그래서 애니메이션에도 나오는 유명한 사람인데 에반게리온은 한 번쯤은 봐야하지 않나 생각했음.
2. 침착맨 유튜브의 "이카리 신지처럼 행동하는 법" 을 접하고 주인공 신지에 대해 알게 됨.
3. 붕괴3rd와 원신을 개발한 미호요의 대표 류웨이는 스스로 에반게리온의 광팬임을 밝힘. 그리고 어떤 게시글에서 미호요 게임과 에반게리온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내용을 접하고 관심이 생겨서 보게 됨.
+ 사실 에반게리온을 안 보고 있던 이유는 라프텔에 없기도 하고, 옛날에 원화 및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애니메이터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혐한 논란 때문에 안 보고 있었음. 그런데 넷플릭스에 있어서 보기로 했고, 작품 내에 혐한이 담긴 건 아니니까 보기로 했음.
[줄거리]
서드 임팩트를 막아라! 대재앙 세컨드 임팩트가 발생한 지 15년 후 사도의 습격이 시작된다. 사도를 상대할 전투 병기의 파일럿이 된 소년. 병기에 얽힌 은폐된 진실에 다가가게 되는데. 인류의 존망을 짊어진 그, 어떤 선택을 내릴지. (넷플릭스)
[느낀점]
나는 에반게리온이 나루토처럼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이어져오는 스토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음. 그런데 찾아보니까 신세기 에반게리온 TVA(안노 히데아키)와 신세기 에반게리온 만화(사다모토 요시유키)는 같은 내용이 아니라고 함. 에반게리온의 완성된 기획을 바탕으로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임. 비슷한 세계관, 줄거리, 캐릭터를 공유하지만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극장판도 본편 이후의 내용이 아니라, 본편의 내용을 재구성한 스토리라고 해서 이게 뭔가 싶었음. 구 시리즈 외에 신극장판도 있는데, 이는 사다모토 요시유키의 만화를 원작으로 이어져나온 총 4부작 시리즈라고 함. 어쨌든 구 시리즈를 보고 신극장판을 봐야한다고 해서 일단 오케이임.
최근에 본 애니메이션 SHIROBAKO 덕분에 애니메이션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었음. 그래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볼 때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음. 에반게리온은 예산 낭비와 불필요한 반복 노동을 줄이기 위해서 고퀄리티의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장면들을 제작해놓고, 등장인물의 입만 움직인다거나 배경만 작고 조용히 움직인다거나 하는 등의 연출을 보여줌. 이렇게 움직임을 최소화해서 작화를 아껴놓고 액션 장면에 다 몰아줘서 강약을 조절하는 연출이 정말 보기 좋았음. 그리고 필자가 태어나기도 전인 95년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이라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90년대 감성이라 색다른 느낌이기도 했음. 배경음악(The Beast)이 예능에서 뭔가 실패했을때 쓰이는 음악이라 신기했음. 처음 들었을 때는 이게 에반게리온 음악이었다고 하고 놀랐음. 그리고 메카물이라는 부분이 재밌었음. 그런데 에반게리온은 메카 자체가 떡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좋았음. 천원돌파 그렌라간에서는 나선력을 통해 메카가 강해지는 설정이 있고, 달링 인 더 프랑키스에서는 여자 파일럿(피스틸)과 남자 파일럿(스테이맨)의 싱크로를 통해 메카를 가동함. 퍼시픽 림에서도 달링 인 더 프랑키스 같은 느낌으로 나오는데, 보통 이정도가 메카물의 표준임. 대체로 메카의 조종사가 심리적 문제를 극복하면서 메카와 함께 강해진다는 설정이 대다수인데, 에반게리온도 물론 그런 부분이 있지만, 메카 자체에도 떡밥이 숨어있다는 것이 재밌었음. 그니까 조종사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메카에도 초점을 둔 부분이 좋았다 이 말임.
스토리도 보다보면 대놓고 설정을 확 던져주지는 않는 타입의 작품임. 그래서 애매모호한 설정들을 가지고 어떻게든 이어내려고 하면서 작품을 해석하는 부분이 재밌는 것 같음. 요즘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의 스토리를 보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세계관이 빈약한 경우가 많은데, 에반게리온은 확실히 옛날 애니메이션이다 보니까 작품을 깊게 분석해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나에게는 좋았음. 그렇다고 너무 깊게 파고들지 않아도 어렴풋이 에반게리온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다고 생각함. 대충 느낀 것으로는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힘들기에 인간 관계도 힘들다는 것, 하지만 인간은 외로움을 느끼는 불완전한 존재라서 아무리 인간 관계가 힘들어도 결국 타인과 함께 하기를 원한다는 역설적인 내용을 담은 스토리. 주인공 이카리 신지의 심리 묘사, 아버지와의 관계, 주변인들과의 문제 같은 것을 중점으로 두고, 카츠라기 미사토와 같은 신지 주변의 인물들의 힌트를 참고하면 쉽게 작품의 해석을 얻을 수 있음. 나는 이런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를 뭔가 모시깽이한 분위기로 연출한 것이 좋았다고 봄. 저예산을 티내지 않으면서 이런 상당한 연출력과 영상미를 보여주는 것이 정말 좋았음. 그 외의 내용은 파고들면 그럴싸하게 파해쳐서 재밌는 부분도 많지만, 너무 확대 해석을 한 것들도 있기 때문에 적당히 걸러서 보면 괜찮을 것 같음. 원신 같은 느낌인 것 같음. 원신도 심오한 스토리 해석들이 있긴 하지만 너무 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고든 것들도 있어서 적당히 보면 될 것 같음.
마지막 화인 26화에 가까워져도 적에 대한 언급은 별로 나오지 않았음. 대신에 에반게리온의 파일럿들의 정신적 문제, 주변 인물들의 정신적 문제들이 점점 많아지고 폭발하는 장면들이 주가 되었음. 그래서 26화에 끝나는 건데 스토리가 이렇게 진행돼도 괜찮은 건가 싶었음. 그런데 24화에서 갑자기 등장한 피프스 칠드런 나기사 카오루가 신지의 문제를 조금 해결해주는 듯한 모습이 보여서 다행이다 싶었음. 그런데 카오루가 뭔가 흑막 포스가 나는 느낌으로 나와서 진짜 엔딩이 어떻게 될 지 가늠이 안 됐음. 그리고 역시나 카오루가 최종 보스인 최후의 사자였음. 근데 카오루도 등장부터 퇴장까지 단 1화 안에 끝나버려서 이게 뭔가 싶었음. 카오루가 지나가고 생각난 건, 스즈하라 토우지도 진짜 순식간에 나왔다가 신지 각성제로 쓰이고 퇴장해버렸다는 것.
마지막화까지 본 느낀점은 이러함. 위에서 말한 내가 느낀 작품의 주제가 맞나 싶었음. 저걸 썼을 때의 느낌과 마지막화를 봤을 때의 느낌이 뭔가 달랐기 때문임. 저걸 썼을 때는 내용을 모르겠지만 뭔가 느껴지는 상태였는데, 마지막화를 보니까 내가 생각하는게 맞나 싶었음. 그래서 나무위키 내용 정리의 결론 부분을 들고왔는데, "각자 복잡한 트라우마를 가진 캐릭터들이 자신을 수용하고, 고립과 결핍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 얼추 맞는 것 같음. 에반게리온도 사도, 에바, 서드 임팩트 같은 요소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고, 그저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더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도구였던 것 같음. 결론을 짧게 줄여본다면 '정신병자들의 갱생기' 랄까? 그리고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역대급 명작이 하나 있음. 그것은 오프닝 곡인 "잔혹한 천사의 태제", 진짜 이건 전무후무한 오프닝 곡이라고 생각함. 진짜 사실상 내용이고 주제고 별거 없는 것 같은데, 생각하게 되면 존나 심오해져서 디지게 머리 아픈 작품인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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