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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드라마 리뷰

영화 리뷰) 룩 백

 
[영화명]
 
룩 백
 
[소개]
 
한국 개봉일 : 2024.09.05
장르 : 청춘, 성장, 드라마
감독 : 오시야마 키요타카
별점 : ★ 5.0 (역대급 명작)
<체인소 맨>과 <파이어 펀치>의 작가로 유명한 후지모토 타츠키의 단편 만화 <룩 백>을 원작으로 하는 장편 애니메이션
 
[줄거리]
 
학년 신문에 4컷 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초등학교 4학년 후지노. 반 친구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자신의 그림 실력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진 후지노였지만, 어느 날 학년 신문에 처음 실린 등교 거부 동급생 쿄모토의 4컷 만화를 보고, 그 그림 실력의 높이에 경악한다. 이후 한눈팔지 않고 만화를 계속 그리는 것에만 전념한 후지노였지만, 전혀 좁혀지지 않는 쿄모토와의 그림 실력 차이에 의욕을 잃어, 만화 그리기를 포기해 버린다.

그런데, 초등학교 졸업식 날 선생님의 부탁을 받고 쿄모토에게 졸업장을 전하러 간 후지노는, 거기서 처음 대면한 쿄모토로부터 「계속 팬이었다」는 말을 듣는다.

한 번 만화 그리기를 포기했었지만 이번에는 쿄모토와 함께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후지노. 두 소녀를 연결한 것은 만화를 향한 한결같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모든 것을 박살내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느낀점]
 
+ 들어가는말, 과거 단편 만화 <룩 백>을 봤을 때는 별점 4.0 상당한 수작을 줬었음. 역대급 명작은 아니지만 후지모토 타츠키 특유의 정적인 연출이 작품의 분위기와 어우러져서 상당한 수작이었다 정도로 끝났는데, 이게 장편(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면 기대가 될 것 같다고 썼었음.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정적인 연출에 음악이 더해지면 상당한 임팩트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기에 기대가 됨.
 
정적인 연출음악이 더해지면서 미친 시너지가 발생하여 작품을 역대급 명작의 반열에 올려놓음. 내가 단편 만화 원작에 별점 4.0을 줘서 머리에 전체적인 느낌만 남아있었고, 세부적인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 상태였음.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음. 아예 처음 본다는 느낌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음. 영화화 되면서 흑백 만화의 한계를 초월해 색감, 음악 그리고 다듬어진 느낌이 더해져 완성형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함. 심경의 변화시간의 흐름을 정적인 연출과 음악을 사용하여, 짱구 극장판의 유명한 명장면 '히로시의 회상' 같은 느낌으로 빗어낸 부분이 좋았다고 생각함. 그리고 후지모토 타츠키 작가의 독특한 감성도 잡고, 감정이입 포인트 상당히 잘 잡은 것 같아 좋았음.
 
줄거리는 주인공 후지노가 매주 발행하는 학년 신문에 4컷 만화를 그리고 있었는데, 반 친구들은 물론 주변 인물들 모두 후지노의 만화를 칭찬했음. 그러다가 등교거부생 쿄모토에게 신문 한 쪽 틀을 양보해줄수 있냐는 부탁을 받고 등교거부생인데다가 초짜 같은데 되겠냐고 은근 무시하지만 승낙함. 그리고 나온 쿄모토의 만화를 보고 엄청난 그림 실력에 놀라고, 주변 친구들도 쿄모토의 그림을 보고 늘 칭찬하던 후지노의 그림은 평범하다고 말함.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신을 칭찬하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쿄모토)을 칭찬하는 것을 떠올리고 분한 마음하루 종일, 1년 내내 그림 연습을 함. 여기서 한 번 슬펐음. 예체능은 확실히 재능이 위이기 때문에, 약간 나의 세상이 부숴지는 느낌이기에 감정이입이 되었달까?
 
그러다가 6학년이 된 후지노는 다시금 쿄모토의 그림을 보고 이렇게 연습을 했음에도 천재(쿄모토)는 이길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에 그림을 포기하게됨. 이후 선생님께 졸업장을 쿄모토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찾아갔다가, 압도적인 연습량을 보여주는 쿄모토의 스케치북을 지나 방문 앞에 섰는데 4컷 만화 종이를 발견함. 그리고 대충 쿄모토가 방에서 하도 나오지 않아 해고링 된 채로 히키코모리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쿄모토에 대한 자신의 열등감을 만화로 그림. 그런데 종이를 놓쳐서 그게 쿄모토의 방에 들어가게 되고, 이후 쿄모토는 후지노가 왔음을 깨닫고 방에서 나와 후지노에게 '팬이다', '만화의 천재다' 라는 말을 하고, ''어째서 6학년 도중에 만화를 그리는 것을 그만뒀냐" 는 질문을 함. 거기에 후지노는 만화 공모전을 준비한다고 둘러대고 집에 가는데, 처음에는 비를 맞으며 걷다가 희열을 주체하지 못하고 춤을 추며 집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여줌.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젖은 몸을 뒤로 한 채로 그대로 책상으로 가 콘티를 그리기 시작함.
 
이후 후지노와 쿄모토는 함께 공모전에 입상하고, 단편 만화도 출판하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음. 그러다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무렵 장편 연재를 할 기회가 생겼는데 쿄모토는 배경 미술에 빠져 미대 진학을 희망했고 서로 갈라서게 됨. 여기 연출이 지렸던게, 이전 장면들에서는 후지노가 쿄모토를 이끌고 어디든 달려가는 모습을 강조했는데, 둘이 갈라서기 직전에 손을 놔버리는 연출이 상당했음. 그렇게 쿄모토는 미대에 진학하고, 후지노는 계속 만화를 그려 <샤크 킥>이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애니메이션화가 결정될 정도로 인기를 끔. 그렇게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던 후지노는 미술 대학 교내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이 도끼로 학생들을 내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쿄모토에게 전화를 걸지만 이미..
 
연재를 중단하고 쿄모토의 집에 방문한 후지노는 자신이 그렸던 해골이 된 쿄모토 만화를 발견하고, 내가 이런 만화를 그려셔, 쿄모토가 방에서 나와서 죽었다고 자책하는데, 쿄모토가 방에서 나오지 않은 세계선의 장면으로 이어짐. 쿄모토는 결국 미대에 가서 죽을뻔 하지만, 체대에 간 후지노가 쿄모토를 구해주게 되고 서로 다시 만나는 그런 세계선. 그리고 그 세계의 쿄모토가 그린 4컷 만화(자신(후지노)가 상처를 입으면서도 자신(쿄모토)를 구해줬다는 내용)을 그림. 그리고 그게 바람에 날아가 현재 세계선의 후지노에게 전달됨. 그니까 현재 세계선의 쿄모토가 과거 이런 만화를 그렸었다는 것인데, 이는 과거 슬럼프였던 후지노가 자신을 꺼내준 것을 나타내는 것 같음. 후지노는 남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쿄모토는 은연 중에 슬럼프였지만 자신을 도와줬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느낌.
 
그리고 홀린 듯이 쿄모토의 방으로 들어간 후지노는 쿄모토의 방에 놓여 있는 자신의 작품 <샤크 킥>의 단행본, 창문에 붙어있는 4컷 만화들, 그리고 처음 만났을 때 사인해줫던 옷을 발견함. 그리고 쿄모토의 "후지노는 왜 계속 만화를 그리는거야>" 라는 말을 떠올리며, 자신의 그림을 진심으로 좋아해줬던 쿄모토와 함께한 희노애락을 추억하고 눈물을 흘림. 그니까 말 뿐이 아닌, 자신의 작품을 진심으로 좋아해주던 사람, (=쿄모토)가 있었기에 만화를 계속 그렸다는 의미. 이걸 떠올리고 쿄모토와 <샤크 킥>의 팬들을 위해서 연재를 다시 시작하는 것을 끝으로 작품이 막을 내림.

 

+ <룩 백>이라는게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라는 의미인데, 갑자기 든 생각인데 나는 '뒤를 바라보고, 나를 밀어주는 사람들을 보고 다시 나아가라.' 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함. 둘다 맞는 말인거 같아서 중의적인 의미로 사용한 것 같기도 함. 후지노 역시 지난 일인 쿄모토와의 작별, 그리고 자신을 밀어주던 쿄모토의 존재를 깨닫고 나아가는 그런 모습이 딱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음.
 
솔직히 만화로 보면 사이사이에 다른 세계선이 나오고 하는 부분에서 어케 된 전개야? 하는 느낌이 있는데, 영화판에서는 확실히 그런 부분이 사라지고 단점이나 아쉬웠던 부분들이 모두 상향되어 역대급 작품이 된 것 같음. 메가박스 평점이 현재 9.0점인 것으로 봐서 본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인정했다고 생각됨. 확실히 입시미술을 했던 사람으로서 감정이입과 공감이 되는 그런 작품이라서 더 좋았던 것도 있었음. 미술계 종사자나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장담하고, 미술이 아니더라고 팬을 가질 수 있는 계열 종사자도 어느 정도 그 느낌을 경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함.
 
+ 영화값이 1.5만원인데 60분짜리 영화라서 처음에는 아무리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도 돈 아깝다는 생각을 조금 했는데, 만족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