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리뷰) 블루 피리어드

 
[만화명]
 
블루 피리어드
 
[소개]
 
연재 기간 : 2017.12.22
작가 : 야마구치 츠바사
장르 : 드라마, 캠퍼스, 미술
별점 : ★ 4.5 (무난한 명작)
 
[계기]
 
애니 좋았는데, 2기는 죽어도 안 나올 소재(주구장창 미술 얘기)라고 원작 보기로 했음
 
[줄거리]
 
우수한 성적, 뛰어난 처세술.

잘 노는 '불량아'로 통하면서
동시에 인망까지 두터운 리얼충 고교생이
하루아침에 그림 그리는 재미에 눈을 떴다!!

미대를 목표로 청춘을 불태우는
스포츠 근성 수험 이야기가 지금 개막된다!!!

[느낀점]

확실히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더 깊이있는 내용을 가지고 있는 원작. 초반 입시편은 생략 없는 미술 강의 교과서 같은 느낌이고, 대학편부터는 순수미술 강의 교과서 같은 느낌임. 애니는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면서 고뇌하고 폭발하며 성장하는 장면에 초점을 맞췄다면, 원작은 다양한 인물의 생각을 보여주고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을 하는 것이 중심인 것 같았음. 다양한 인물과 집단, 다양한 관점과 생각이 뒤섞이면서 주인공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주로 다루는데, 거의 다큐멘터리 장르라고 봐도 무방할 수준임.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독자도 순수미술의 심오함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함께 정답을 찾는 경험을 할 수 있음.
 
주로 주인공의 고뇌와 성장을 중심으로 스토리 전개가 이뤄지지만, 주인공이 막히는 부분에서 주변 등장인물의 고뇌와 성장이 딱 서브 스토리 느낌으로 나옴. 그러면서 주변 등장인물의 생각을 알고, 관점을 이해할 수 있음, 거기서 주인공이 정답에 대한 실마리나 견해를 얻어가는 그런 전개임. 뭔가 사회적이 없는 '타카하시 요타스케'도 '네코야시키' 교수와 갈등을 겪으면서 자신을 마주하고 자신의 예술을 찾는 모습을 보여줌. 갈등의 과정에서 벌어지는 내적 성장 과정도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인공 '야토라'와 '오노 코나츠'의 전시회를 보러간 '요타스케'가, "좋아한다기보다 이해가 돼. 가끔 채널이 맞는 것처럼 작가가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그리는지 느껴질 때가 있잖아. 그래서 좋아한다기보다 가까운 느낌이 들어."라는 말이었음.
 
이외에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야토라와 사에키 그림교실 알바를 할 때 나오는 '사에'라는 아이의 에피소드인데, 얘는 나이도 어린데 학원을 8개씩 다님. 근데 나름 승부욕도 강하고 열심히 하는 아이인데, 부모가 착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상처를 주는 말을 잘함. 그래서 애가 점점 스트레스를 받고 폭발하는데, '하시다'와 합작 그림을 그리고 회복됨. 근데 사에 아버지가 합작이면 그림 선생님과 반씩 가지는 거냐고 그림을 반으로 찢으려고 함. 그래서 하시다가 폭발하려 하지만, 야구치가 자연스럽게 상황을 무마함. 이후 사에는 감사인사를 하며 떠나는데 이후 미술학원을 그만둠. 이게 뭔가 '하시다 하루카'의 과거를 간접적으로 보여준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음. 나중에 중학생이 된 사에가 미술을 다시 시작하는 열린 결말까지 이어진 것을 보면, 하시다의 과거도 비슷할 것 같음.
 
노 마크스(NO MARKS) 에피소드도 좋았는데, 반권위주의적 미술을 지양하는 집단을 표방하는 단체임. 외적으로는 사이비 종교 취급을 받지만 야토라는 여기에서 머무르며, 노 마크스의 수장 '후지 키리오'와 대화하면서 자신의 과제(죄책감)를 완성하기 위해 고뇌함. 그러다가 '인간은 무언가를 볼 때 좋음과 나쁨을 판단하는데, 좋음과 나쁨은 존재하지 않고 사실만이 존재한다. 죄책감은 인간의 해석이 들어가기에 발생하는 현상. 죄는 인간의 해석. 하지만 자신은 죄를 직접 마주할 수 없음.'(54화)라는 결론으로 작품을 완성함. 그리고 노 마크스와 후지 키리오를 혐오하는, 대학과 권위주의의 상징 '이누카이' 교수에게 칭찬을 받음. 그니까 이누카이 교수도 개인적으로는 노 마크스를 혐오하지만, 뭔가 필터를 한 번 거쳐서 나온 답에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게 좋았달까.

+ 추가설명. 노 마크스는 사회적으로는 나쁜 시선을 받는 곳이지만, 주인공은 노 마크스에서 미술의 재미를 다시 깨닫는 좋은 곳이었음. 그래서 좋고 나쁨, 죄책감은 인간의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것을 설치 미술로 승화시킴. 그걸 알아챈 이누카이 교수가 칭찬하는 ㅗ습이 인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