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영화명]
영화 리뷰)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소개]
한국 개봉일 : 2018.01.11
장르 : 판타지, 드라마, 로맨스
감독 : 타케우치 노부유키
별점 : ★ 1.5 (상당한 망작)
이와이 슌지 감독의 1993년 단편 드라마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를 원작으로 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줄거리]
반복되는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
여름방학, 어느 바닷가 마을. 불꽃놀이 축제를 앞에 두고,
‘쏘아올린 불꽃은 옆에서 보면 둥글까? 납작할까?’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한 반 친구들.
한편, 노리미치가 몰래 좋아하고 있는 나즈나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방학 중에 전학을 가는 것이 결정된다.
“우리, 사랑의 도피를 하자”
나즈나는 노리미치에게 이렇게 제안하고, 둘은 마을에서 함께 도망을 치려고 하지만
어머니에게 발각된 나즈나는 집으로 끌려 돌아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기만 할 뿐, 도와줄 수 없었던 노리미치.
‘만약, 그때 내가…’
나즈나를 도와줄 수 없었던 노리미치는, 안타까운 마음에 나즈나가 바다에서 주운 신기한 구슬을 던져본다.
그러자, 놀랍게도 나즈나가 집으로 끌려가기 전으로 시간이 돌아간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하루를 겪은 끝에, 나즈나와 노리미치가 만나게 되는 운명은?
불꽃이 쏘아올려질 때, 사랑의 기적이 일어난다.
[느낀점]
시청 전 : 솔직히 영화가 기대돼서 보고싶다기 보다는 영화보다 히트를 쳐버린 요네즈 켄시와 DAOKO의 OST 타상연화(사실 한국식 독음으로는 '타상화화'가 맞다는데,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때문에!! 영화가 대체 어느 정도로 별로길래 노래만 남은 영화라는 말이 나올까 궁금했음. 대체 이 영화가 어떻길래 노래만 남은 영화라는 칭호가 붙게 되었는지가 정말 궁금했음. 이게 1993년 드라마를 원작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라는걸 알고 있긴 한데, 내가 알기로는 드라마 원작과 꽤 최근에 나온 영화판도 평가가 좋은 걸로 알고있는데.. 대체 애니메이션은 어떤 짓을 했길래 이럴까 너무 궁금함.
시청 후 : 이래서 정말 영화에서 노래만 남았고, 영화는 그저 타상연화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소리를 듣는거구나. 한 번에 이해해버렸음. 영화의 내용은 남주 노리미치가 여주 나즈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구체화하면서 구슬을 통해 세계선을 이동하며 나즈나에 대한 마음을 점점 확고하게 만들어간다는 판타지 성장물 같은 내용인데.. 주요 등장인물(노리미치, 나즈나, 유스케)에 대한 입체적인 묘사가 부족하고, 전체적인 스토리에 대한 빌드업이 부족함. 일단 주인공이 나즈나를 왜 좋아하게 됐는지도 부족하고, 나즈나가 왜 가출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밝히는 것도 세 번째 세계에서 나와서 너무 늦은 느낌. 그 전까지는 왜 가출을 하는지 유추는 가능하긴 한데, 감정이입은 힘듦.
결말도 아방가르드하게 멀티버스 구슬이 깨지고, 나즈나가 물에 빠져서 노리미치와 함께하는 다른 멀티버스들을 보게되면서 바다 속에서 노리미치와 입을 맞추고 다음 세계에 대한 떡밥을 남기면서 사라짐. 그리고 현실에서는 노리미치와 나즈나가 없는 풍경이 펼쳐짐. 열린 결말이라는 거는 솔직히 작가가 하고자하는 생각을 은근하게 작품 결말에 남겨놓고 알아서 생각해서 느껴봐라~ 하는 느낌이어야 하는데, 그냥 너네 마음대로 생각해라~ 하고 끝내버려서 그냥 발암임. 결론적으로 하나의 주제를 위해 진행되는 옴니버스형 멀티버스 이동 루프물인데, 실패함. 결론도 없고 열린 결말이라고 학기 뭐할 만큼 개같은 결말로 끝났음. 해수의 아이도 아방가르드 하지만 이정도는 아닌걸 보면, 얘는 진짜 언럭키 해수의 아이이면서 열화판인 수준임. 솔직히 멀티버스, 루프물 이런거 아무나 쓰면 안됨. 멀티버스는 지금 마블도 고전하게 만드는 소잰데 이걸 마블보다 한참 떨어지는 퀄리티로 만들면 되겠냐고.
+ 추가
별점 1.5점 상당한 망작은 '내가 만들어도 이거보단 잘 만들겠다는 생각일 때'라고 내가 명시해놨는데, 그래서 내가 생각한 애니메이션 영화 리메이크판이 있음. 일단 남주 노리미치와 유스케가 교실에서 나즈나에 대한 얘기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유스케는 좋아하는 티를 엄청 내고, 노리미치는 아닌척 하지만 티나는 그런 느낌으로 서로 얘기하고, 나즈나가 전학간다는 걸 선생님한테 말하는 것과 가정환경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도 이해하기 쉽게, 나즈나 친구 1이라는 포지션을 하나 만들어서 나즈나가 싫어하는 집 안에서 친구한테 메신저로 가출하고 싶다는 얘기를 나누는 장면을 넣어서 빌드업을 하는거임.
이후 전개는 비슷하게 대충 가면 될 것 같은데, 현재 영화에서는 결말까지 세계가 4번 밖에 바뀌지 않음. 여기서 결말까지 닿는 경우의 수를 확 늘려서 결말 전에 단계를 10개 정도 집어넣는거임. 길게 넣는건 아니고, 현재 있는 세계(애초에 실패, 기차 앞에서 실패, 기차 탔는데 실패)는 놔두고, 여기서 조금씩 바꿔서 가출 했는데 경찰한테 잡힌다거나, 그냥 가출을 포기한다던가, 기차가 안 온다거나 그런거를 찔끔찔끔 넣으면서 루프를 계속 돌리는거임. 그렇게 계속 루프를 하다가 등대에서 나즈나가 "너와 둘이 있을 수 있다면 그딴건 상관없어"라는 말을 노리미치에게 하고, 노리미치가 그때 여태까지 했던 루프들을 떠올리며 뭔가 깨달은 모습을 보여주는거임. 그리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도망치는데 성공한 세계로 가는거임.
그리고 멀티버스 구슬은 취한 아저씨가 폭죽으로 쏴버리는 장면이 그대로 나오고, 노리미치는 나즈나에게 고백을 하려고 딱 "사실 나.. 나즈나를.." 할 때, 멀티버스 구슬이 터지면서 작품에서 세계선의 이동의 기준이 되는 폭족의 모양이 막 나오는거임. 둥근 폭죽, 납작한 폭죽, 긴 폭죽 이런 여러 모양의 폭죽이 터지면서 남주가 "나즈나를 좋아하고 있었어." 하고 고백을 딱 해버리고, 나즈나가 살짝 미소를 보일 때, 화면을 넓게 역광으로 잡아서 폭죽이 막 터지는 해변에서 남주가 여주가 했던 말을 하는거임. "그래. 나도 너와 둘이 있을 수 있다면 상관없어"라고 말하면서 사라락 끝났으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