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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리뷰)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타신 2025. 1. 3. 17:37

1기(2006년)

 

2기(2009년)

 
[애니명]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소개]
 
방영 기간 : 2006.04.03~2006.07.03(1기), 2009.04.03~2009.10.09(2기)
감독 : 이시하라 타츠야(1기 감독, 2기 총감독), 타케모토 야스히로(2기 감독)
장르 : 학원, 연애, SF
별점 : ★ 4.5 (무난한 명작)
일본의 라이트 노벨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계기]
 
옛날에 명작이라고 해서 보려고 했는데, 아마 그때 판권만료라서 못 봤을거임. 근데 이번에 보려고 했을 때는 있어서 빨리 또 판권만료 되기전에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봄
 
[줄거리]
 
히가시중 출신, 스즈미야 하루히. 그냥 인간에게는 흥미 없습니다. 이 중에 외계인, 미래인, 이세계인, 초능력자가 있다면, 저에게로 오십시오. 이상.

[느낀점]

스토리 관련 : 작품은 스즈미야 하루히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SOS단에 대한 내용인데, 주인공 쿈이 하루히와 엮이면서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마주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그런 내용임. 주변 인물들(코이즈미, 미쿠루, 나가토)는 각자의 사정으로 하루히와 직접적으로 얽힐 수 없음. 그래서 쿈을 트리거 삼아서 하루히를 억제하고 관리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줌. 그리고 1기 기준 18년 전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전개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라고 느껴서 좋았음. 스토리는 위에 말한 메인스트림을 중심으로 옴니버스 구성 같은게 막 붙어있는 그런 형태임. 그래서 좋았던 에피소드는 따로 빼서 설명하도록 하겠음. 전체적으로 요즘 애니메이션에 비해서 무게와 깊이, 모에 요소를 모두 잡은 근본 작품인 것 같아서 재밌게 봤음.

 

특히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I~VI 시리즈가 정말 기승전결이 완벽했다고 생각함. 스즈미야 하루히가 원하는 SOS단의 이념. 외계인, 미래인, 초능력자를 찾아서 논다 그런 것. 근데 하루히만 모르지, 모두 하루히 때문에 SOS단에 모이게 되었음. 그걸 이제 까발리면 하루히가 원하는 방향으로 세상이 바뀌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거임. 그래서 쿈과 나머지 멤버들은 사리는데, 하루히가 세상에 실증이 나면서 신세계를 창조하려고 하고 그럼. 근데 SOS단의 유일한 평범한 인간, 쿈이 그런 우울한 하루히의 마음을 돌려놓는 그런 내용임. 나는 작품 전체가 우울 테마인 줄 알았는데, 여기가 핵심이라서 제목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이라는 것을 보고, 인정해버렸음. 이 에피소드는 정말 18년 전 연출에서 생각해보면 별점 4.5 이상? 간단하게 보려면 이 부분만 봐도 무방할 것 같음.

 

엔드리스 에이트 8화 분량도 신기했음. 타임루프가 발생하여 8화 동안 거의 같은 전개가 펼쳐지는데, 이걸 TV로 본 사람들은 당시에 충격이 엄청났을 것 같음. 한 주에 한 번 방영했다고 치면 두 달 동안 똑같은 화를 보는 느낌이었을 테니까.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임. 뭔가 네이버 웹툰 <체크포인트> 같은 느낌이었음. 루프에 대해 자각하고 있는 사람, 점점 자각하게 되는 사람, 그리고 루프에서 탈출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부분까지. 그리고 보다보니까 일본의 라이트 노벨이자 애니메이션인 <청춘 돼지 시리즈>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음. 뭔가 수수께끼한 일들이 벌어지고 그걸 친구들과 해결하는, 하지만 중심에는 주인공이 있는 그런 느낌? 구글링 해보니까 은근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미루어보아, <청춘 돼지 시리즈>는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듯.

 


 
작품 관련 : 약간 보다가 하차한 <듀라라라!!> 같은 느낌이 있음. 주인공의 나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전개가 약간 옛날 2000년대 애니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비슷한 느낌이었음. 심지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과 <듀라라라!!>는 뭔가 미스터리한 일이 벌어지는 그런 내용 전개도 비슷해서 조금 위험했음. 자칫하면 하차할 뻔 했는데, 그래도 하루히가 듀라라라!! 보다는 덜 심오하고 직관적인 느낌이라서 어영부영 보고 있긴 함. 심오하면서도 이해가 될 정도이고, 전체적인 내용도 복잡하지 않고 교통정리가 잘 되는 느낌이라서 듀라라라!! 보다는 나은 느낌. 그리고 라프텔은 1, 2기를 나누지 않고 합쳤으며 그걸 또 시간 순서대로 재배치 해놔서 보는게 더 쾌적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임.

 

하루히즘 또한 여기서 나온 것인데, 쉽게 말해서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한 2차 창작 생산. 그리고 그것이 세계적인 여파와 광적인 선호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것.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모에"가 판을 치게된 것도 이 작품 때문이었다고 함. 작품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2차 창작이 되면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키는 그런 것. 그래서 대근본 취급을 받을만 한데, 2024년 기준으로 서브컬쳐 모바일 게임과 버츄얼 유튜버들한테 밀려서 하루히즘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있는데, 막을 내렸다기보단 그냥 시대따라 진화했다고 생각함.

 

영화 제작 에피소드인 스즈미야 하루히의 한숨 I~V 시리즈 이후에 나오는(시간 순 정렬 라프텔 기준), 아사히나 미쿠루의 모험 Episode00 이게 진짜 감다살임. 앞서 보여준 엔드리스 에이트 8연벙 같은 느낌으로, 영화 제작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거기서 찍은 영화를 아예 한 편으로 집어넣은게 대단한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음. 원래 같으면 영화는 맥거핀이 되면서 사라지는데, 여기는 그런게 아니라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달까? 이런 부분이 기억에 남아서 좀 높게 쳐주고 싶음. 그리고 시간 순서대로 정렬된 상태라서 원래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시리즈와 엔드리스 에이트, 스즈미야 하루히의 한숨 시리즈, 아사히나 미쿠루의 모험을 지나고 나오는 라이브 어 라이브의 <God knows... >는 그동안 있어왔던 이 작품의 여러 시도들과 은은하게 깔려있는 하루히즘을 단 번에 이해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함. 한 마디로 화룡점정.

 

 

 

결론 :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은 애니메이션과 오타쿠의 교과서와도 같은 존재. 하루히즘을 필두로 한 모에 요소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며, 부가적으로 하루히 애니메이션의 '부활동을 통해서 무언가 독특한 일들이 벌어진다'라는 템플릿도 하루히즘과 함께 애니메이션 시장의 족보가 된 느낌. 스토리도 사실상 1기에서는 심오한 부분이 은근 있었다고 생각되는데, 2기는 솔직하게 말하면 하루히가 하고싶은 것을 하는 그런 학원 일상물적인 요소만 들어있다고 생각됨. 물론 엔드리스 에이트, 한숨 I~V 시리즈와 아사히나 미쿠루의 모험, 섬데이 인 더 레인(유키 혼자 책 읽는 장면) 같이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1기의 성공과 하루히즘의 모토대로 2기는 무난하게 학원 일상물적인 느낌으로 가서 2차 창작으로 무난하게 수익을 빨아먹으려는 시도를 한 것 같은 느낌. 근데 전체적으로는 하루히즘, 모에 요소(독특한 캐릭터성, 코스프레(바니걸, 메이드복 등), 밴드), 새로운 시도 같은 것들이 맞물려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만의 색깔은 제대로 보여준 것 같아, 별점 4.5점을 주기로 함.

 

+ 왜 일본 애니메이션 학원물에는 부활동, 여름축제, 학교축제 이게 꼭 들어가는지가 정말 의문이었는데, 이게 여기서 시작됐구나를 한 번에 느꼈음. 솔직히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런 족보가 지금 거의 18~19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는게 놀라울 따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