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리뷰) 갑철성의 카바네리
[애니명]
갑철성의 카바네리
[소개]
방영 기간 : 2016.04.08~2016.07.01
감독 : 아라키 테츠로
장르 : 좀비 아포칼립스, 스팀펑크
후지TV 노이타미나에서 방영하고 길티 크라운, 진격의 거인 1기 감독인 아라키 테츠로가 감독을 맡은 WIT STUDIO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다.
[계기]
그냥 작화만 봐도 재밌어보이고, 엔딩곡도 너무 좋아서 보려고 했음. 그리고 WIT STUDIO의 그런 작화도 너무 취향이라 안 볼 수가 없었음.
[줄거리]
전 세계에 산업혁명의 물결이 밀어닥쳐 근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19세기~20세기 무렵, 갑자기 불사의 괴물이 나타났다. 강철 피막으로 덮인 심장을 꿰뚫지 않는 한 죽지 않고, 그에 물린 자는 같은 괴물이 되어 사람을 덮친다고 한다. 훗날 '카바네'라 불리게 되는 괴물은 폭발적으로 증식하여 전 세계를 뒤덮어 갔다.
극동의 섬나라인 히노모토(日ノ本) 사람들은 카바네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각지에 「역(駅)」이라 불리는 요새들을 만들고, 그 안에 틀어박혀 겨우 연명하고 있었다. 역을 왕래할 수 있는 것은 장갑 증기 기관차(통칭 준성(駿城))뿐으로 각각의 역들이 생산품을 서로 돌려 쓰는 것으로 간간이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제철과 증기기관 생산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아라가네 역(顕金駅)에 사는 증기 대장장이 소년, 이코마(生駒). 그는 카바네를 쓰러트리기 위해서 독자적인 무기 「츠라누키즈츠(ツラヌキ筒)」을 개발하며 언젠가 자신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선을 빠져나온 준성 중 하나인 갑철성(甲鉄城)이 아라가네 역에 찾아온다. 차량 청소·정비에 불려 나온 이코마는 의무적으로 받아야 할 카바네 검열을 면제받는 신비한 소녀를 보게 된다.
그날 밤, 이코마가 낮에 본 무메이(無名)라 자칭하는 소녀와 다시 만났을 때 아라가네 역에 또 다른 준성이 폭주하면서 돌입해 왔다. 승무원은 전멸하고 모두 카바네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아라가네 역에 넘쳐나는 카바네들. 패닉에 빠져 도망치는 인파를 거스르며, 이코마는 달려 나간다.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아. 나는 내 츠라누키즈츠로 카바네를 쓰러뜨리겠어!
──이리하여 정말로 빛나는 남자가 되기 위한 이코마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느낀점]
일단 전체적으로 느낀 점은 개꿀잼이라는 점. 좀비 아포칼립스 스팀펑크 장른데, 설국열차와 뭐 이거저거 섞인 명작임. 그런데 이거도 평가를 보니까 8화 이후로 카바네가 적이 아니라 사람이 적인, 사람 vs 사람 전개로 흘러가서 약간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데, 그래도 연출이나 캐릭터 스토리를 위해서라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됨. 남주 이코마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고 하고, 여주 무메이는 오라버니 비바한테 물들어서 계속 카바네를 죽이려고 함. 이거 보니까 "달링 인 더 프랑키스" 가 생각났음. 거기서도 남주는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싸우려고 하고, 여주도 발암캐면서도 계속 적을 죽여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림. 그리고 두 작품 다 엔딩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아서 나름 비슷한 것 같음. 하지만 "갑철성의 카바네리" 가 훨씬 잘 만든 프랑키스 느낌이라 당연히 급의 차이는 있음.
작화도 WIT STUDIO의 메이크업 방식이 정말 취향에 잘 맞고, 촬영 방식도 정말 역동적이고 작품성을 잘 살린 것 같음. 배경 작화도 상당하고 극적인 상황 연출이 정말 멋지게 잘 뽑힌 것 같음. 1화에서 주인공 이코마가 카바네로 변하지 않으려고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나 6화에서 갑철성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카바네 융합군체(?) 를 상대하는 장면도 정말 멋졌음. 연출이나 작화는 백문이 불여일견으로 정말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걸 더 빛나게 해준 것은 'Aimer - Ninelie' 이 노래임. 이게 연출이나 상황에 따라서 느낌이 다르게 들리는 곡이라 정말 신기했음. 피아노 MR로 나올 때는 약간 잔잔하고 그런 느낌인데, Aimer의 보컬이 더해지면 극적이고 뭔가 가슴을 울리는 그런 곡이 됨. 그런게 너무 신기하고 애니랑 정말 잘 맞는 노래라고 생각돼서 좋았음.
원작이 애니라서 다음 내용을 보고 싶어도 안나오면 볼 수가 없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재밌었음. 작화나 연출 때문에 보는 맛이 사는 것도 있지만, 좀비 아포칼립스는 뭔가 이제 사골 같은 주제임. 그런데 그냥 좀비가 아니라 카바네라는 강철심장이 약점인 그런 좀비라고 나오는 것이 좋았음. 사소한 디테일이지만 이런 것 때문에 다른 좀비 아포칼립스와 차별점을 둘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중간에 전투 방식을 습득한 카바네가 나오는데, 다른 좀비물에서는 이런 진화된 좀비가 나오면 계속 그런 놈들만 나와서 약간 노잼 될 수 있는데, 여긴 초반에 한 마리 나오고 안나와서 좋았음.
등장인물들도 많이 나와서 조금 걱정이 됐지만, 그래도 각자의 분량과 역할 만큼만 나와서 너무 혼잡해지지 않고 잘 어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음. 물론 원피스에 비하면 이정도 등장인물은 많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함. 내가 생각하는 명작은 주력 등장인물 위주로 스토리가 흘러가고, 서브 등장인물들이 그 스토리의 맛을 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함. 약간 서브 등장인물들은 감초 같은 느낌. 감초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본연의 맛이 흐려지는데 적당해서 좋았음. 원피스 같은데 보면 서브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개판임. 쨌든 재밌게 봤고 2기가 나와서 볼 수 있었으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