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리뷰) 소년의 어비스
[만화명]
소년의 어비스
[소개]
연재 기간 : 2020.07.17~2024.07.24(?)
작가 : 미네나미 료
장르 : 드라마
별점 : ★ 4.0 (상당한 수작)
주간 영 점프에서 연재 중인 만화. 작가는 첫사랑 좀비의 미네나미 료.
[계기]
어디서 특별편을 봤는데, 댓글에서 소년의 어비스 이거 절망이 가득하다고 하길래 봤음
[줄거리]
아무것도 없는 마을, 변할 리 없는 날들 속에서, 고교생 쿠로세 레이지는, "단지" 살아 있었다. 가족, 장래의 꿈, 소꿉친구. 그 모두가 그를 이 동네에 묶어 두고 있다. 이대로 "그냥" 살아간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삶에 희망은 있는가. 이 앞에 빛은 있는가. "지금"을 비추는 월드 엔드·보이·미츠·걸, 개막──.
[느낀점]
작품 자체가 절망이 가득하고 누가 악역인지 모를 정도인 거의 피카레스크 장르에 가까움. 완전한 선인이 존재하지 않고, 모두가 마음 속에 어둠을 지니고 있음. 그리고 등장인물 모두 기본적으로 마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환경 때문에 마을을 떠나거나 자살하거나 순응하거나 함. 마을은 평범한 시골마을인데 마을이 좁다보니 서로의 치부를 알고 있고 이것을 이용해서 타인을 협박하거나 차별하여 서로 이용하는 그런 곳임.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곳을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 힘든 그런 상황이 연출되는 절망적인 마을임. 작품이 진행될수록 정말 바닥 없는 심연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듦. 끝도 없이 심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내용을 만든 작가가 진짜 천재라고 생각됨.
자살이라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행위임. 자살을 하는 사람도 많지만, 자살을 생각해본 사람을 더 많을 것임. 우울증이나 다른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극한의 상황까지 가버리는 한 번쯤 생각을 해보긴 하기 때문임. 그럼에도 자살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미련, 두려움과 같은 감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근데 소년의 어비스에는 그냥 자살이 아니라 동반자살이 나옴. 동반자살은 은근 여러 작품에서 나옴. 이 작품에서는 부양할 것이 있는 주인공을 나기가 끌어들이는 데, 나기는 작중에 나오는 '봄의 관'이라는 책의 내용과 '죠시가후치 이야기(서로 사랑하던 둘이 강에 몸을 던져 동반자살했다는 이야기)' 를 언급하면서 '부럽다, 최고로 행복하게 죽는 거잖아. 앞으로 무슨일이 생겨도 재미없을 테니까'와 같은 말을 하면서 주인공은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을 하며 당신과 함께라면 같이 죽을 수 있다라고 생각하게 됨. 이렇게 동반자살을 일반적인 자살과는 다르게 자신의 두려움과 미련 같은 감정을 타인에게 의지하며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임. 이게 아이러니한 것이 살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 것이 아니라, 죽을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 것이라는 게 참. 계속 보는데 심연 안에서 허우적 거리는 스토리가 정말 매력적이면서 작가님은 이런 스토리를 어떻게 생각했을지 정말 신기함.
+ 돌고돌아서 결말은 결국 해피 엔딩이긴 함. 모든 것을 정리하고 마을 그 다리로 돌아온 레이지가 나기를 만나며 초반에는 동반자살을 통해 죽을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는 것과 상반되게, 마지막에는 함께 살아갈 용기를 받았다는 것으로 해석되서 결국 괜찮은 결말이 아니었나 싶음. 생각보다 볼만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함. 짜임새도 있고 불쾌할 정도로 심연에 발을 담구고 만든 것 같아서..